최강의 인류.
당신의 이름은 려웅입니다. 당신의 체력, 근력, 완력, 동체 시력, 평형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당신의 정체는 크리처로부터 세계를 지키는 AOC의 일원으로, 오늘도 엔데와 함께 안전지대의 최전방을 수호합니다.
이 정의에 오점은 없습니다.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어깨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찝찝함이 느껴지는 팔과 다리 곳곳에는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가 범벅입니다.
... ...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도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아, 이 얼마나 참혹한 상황인가요?

| 기준치: | 90/45/18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2
이성 -2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
으로부터 866……니다.
안심…시오, 국민…….
내용을 잘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안심,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의 최전방은 최강의 인류에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안전지대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나이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출생지, 부모,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조차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곳에 누워있을 시간이 없으니까요.
바짝 마른 입에서 혈향이 느껴지고,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치밉니다. 피 웅덩이 속에 계속 누워있다간 다양한 사인 중 하나로 죽어버리고 말 테니 욕구대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분명 아까까진 팔이 달랑달랑하게 달려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아문 건지 지금은 제법 잘 움직입니다.
던져둔 총을 주워들어도 크게 부담이 가지 않을 겁니다.
사방에 눈이 쌓여 질리도록 새하얗습니다.
이곳은 도시 외곽, 아득하게 휘몰아치는 검은 눈보라 너머로 야경이 빛나고 있습니다.
드문드문 어둠이 잠식한 도시의 야경은 어쩐지 위태롭고 쓸쓸합니다.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4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킁킁... 고소한 향기가 코를 자극합니다.
10m쯤 떨어진 곳에서, 불 앞에 앉은 낯선 사람이 등을 돌린 채 무언가를 먹고 있습니다. 라디오 소리는 저곳에서 들리는 것 같네요.
원인을 알 수 없는 허기와 살벌한 추위가 려웅을 괴롭힙니다.
저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억지로 빼앗는다거나...
그래도 려웅한테는 총이 있는데...

두 사람의 거리가 금세 가까워집니다.
매끄러운 눈의 등을 밟을 때마다 볼품없는 소리를 내며 발이 잠깁니다.
온기, 식량, 그 외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들뜨기까지 합니다.
어쩐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해요.
... ...
등을 돌린 사람은 당신이 바로 뒤에 왔음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레토르트 식품의 푹 익은 건더기를 일회용 포크로 휘저을 뿐, 라디오 소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여전히 최강의 인류를 운운하는 걸 보니, 분명 시답지 않은 가십 뉴스겠지만요.
문득 려웅은,
자신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무엇을 위해 이 사람에게 왔나요?
그러니까, 여긴 너무 춥고,
배가 고프고,
그래서, 식량과 온기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아아, 그러고 보니...
무엇이든 좋으니 죽여버리고 싶어.
라고, 생각해버렸는지도 (어쩌면 말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려웅에게 일시적 광기가 찾아옵니다.
| 전투광 :: 눈앞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 좋으니 물어뜯고 찢어버리고 싶습니다. 주변에 전투 기능치 판정에는 보너스 다이스가 지급되지만, 그 외의 모든 판정에 패널티 다이스가 하나 지급됩니다. |
| 이 광기는 6라운드 동안 지속됩니다. |
부추기듯 두드리는 심장 고동 소리를, 당신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낯선 사람에게...

달려들었습니다. 달려들었을 겁니다. 그러지 않았나요?
총을 쥐고 겨누거나, 이미 이만큼 거리가 가까워졌으니 그저 휘둘러도 좋겠죠.
혹은 그저 손톱이나 이빨만 세워도 충분할 겁니다. 그랬을 터인데...
―――!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려웅의 세상이 한 번 크게 뒤집히더니,
어느덧 낯선 사람은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눈은 마주치지 않습니다. 이상한 걸 뒤집어 쓰고 있는 사람입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부는 바람과 내리는 눈,
그것들로만 이루어진 전부 잿빛인 세계에서…
홀로, 색색의 모습으로 살아서.

문득, 려웅은 가슴이 허합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이를테면 심장이라거나.
... 아니? 내려다보면, 정말로 없습니다. (정말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요?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대단해요! 엄청난 위력이에요! 아마 거대한 주포 같은 것에 맞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가하게 이런 걸 추측하고 있을 땐 아닌 것 같지만요.

피를 토할 틈도 없이 시야 너머의 모든 것이 어두워지며, 몸을 지탱하고 있던 의식이 멀어집니다.
강렬한 충격과 온몸의 세포가 전멸하는 듯한 고통이란!
려웅은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은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END 6. 배드엔딩.
탐사자 로스트.
... 라는 일이 벌어질 리가 없죠!
하지만 분명 당신은 생을 유지할 수 있는 몸이 아닙니다.

| 기준치: | 90/45/18 |
| 굴림: | 3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애써 눈을 굴리면, 가물가물한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옵니다.
낯선 사람의 손에 들린, 끝에서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검고 긴, 섬세하고 복잡한 기체는, 잠에서 깨어난 당신이 집어들은 총과 꼭 닮은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날파리처럼 웅웅거리던 지겨운 라디오 소리가 말을 끝맺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민 여러분. 아직 우리에겐 최강의 인류가 있습니다.
려웅 님과 엔데 님에 의해, 제 57 번째 안전지대는 오늘도 지켜지고 있으니까요.
그 말을 끝으로 모든 것이 흐려집니다. 낯선 사람은 무전기를 고쳐 잡고 당신에 대해 보고합니다. 사무적인 어조는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갑니다.
일시적인 기억 상실, 전투에 대한 비정상적 집착, 일단 한 번 리셋 했으며, 다음 소생까지 남은 시간은……. 와우! 저 사람은 정말 어딘가의 SF 장르 클리셰 영화 등장인물처럼 말하는군요.
그런데, 방금 라디오가 뭐라고 말했죠?
정말, 이상…….
…….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려웅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가슴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팔과 다리 곳곳에는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가 범벅이고...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어쩐지 불쾌하고 익숙한 참혹함이네요.

| 기준치: | 90/45/18 |
| 굴림: | 14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전 소생 직후와는 달리, 혼란스러움은 한결 덜합니다. 아니? 지나치게 멀쩡합니다.
짜증나는 라디오 소리도 더는 들리지 않습니다.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은 회색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묵직하게 눈 바닥을 밟는 군화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기다리다가 먼저 식사했습니다.

제가 저승에서 기념품 사는 동안. 치사합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명 이전 임무를 끝낸 직후에 사망했던 것 같습니다.
소생 직후에는 10번 중의 1번꼴로 이번처럼 정신이 이상해지는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엔데가 물리적인 리셋을 도와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죽음은 익숙하지만 다정하지 않고, 소생 직후의 첫 숨은 유난히 차갑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바로 다음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힘들지 않은 임무는 없었지만... 이번엔 좀 까다로울 것 같습니다. 괜찮으십니까?


장비 점검을 끝낸 엔데가 시선을 멀리 둡니다.
매서운 칼바람에 반복 재생을 눌러 둔 영상처럼 규칙적으로 천자락이 흔들립니다.
A시의 오늘 날씨는 영하 20도, 방한복을 뚫고 싸늘한 냉기가 침입합니다.
엔데가 무어라 더 말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리지만, 이내 거대한 소음에 묻혀버립니다.
쌓인 눈을 날려버리는 강한 바람, 그리고……. 헬기입니다.


두 사람을 태운 헬기는 상공으로 날아오릅니다.
목표 지점은 1주일 전 크리쳐에게 점령당한 A시, 전력이 채 끊기지 않은 유령 도시.
창 아래로 펼쳐진 야경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음울한 빛 사이 드문드문 자리 잡은 어둠은, 분명 도시의 예비 전력이 다해가고 있기 때문이겠죠.
감상에 젖어있을 때가 아닙니다. 전력이 끊긴다면 생존자를 구해낼 수 있는 확률도 떨어질 테니까요.
헬기의 문이 열리고, 따가운 겨울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복잡한 머릿속이 한결 식는 것 같습니다.
발각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헬기는 착륙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낙하산 또한 없습니다. 내려갈 방법은 단 하나.
목표 착륙 지점이 점점 가까워지면…….
까만 눈구멍 너머로 (아마도, 분명) 시선이 마주침과 동시에,
엔데와 려웅은 맨몸으로 도심에 뛰어듭니다.
쿵!!!
허공을 한 바퀴 돈 려웅이 착지한 시멘트 바닥에 굉음과 함께 금이 가며, 사방으로 파편이 흩어집니다.
파괴력과는 달리 미끄럼틀을 타듯 능숙한 착지입니다. 문제는 조금도 없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머리로 박을 수도 있지만(!!), 뇌가 터져도 살아나는 체질이라 가능한 작전이죠.
사실, 이 소리 때문에 발각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헬기보다는 눈에 덜 띄는 방법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두 사람 몫의 짐가방은 내려두고, 아직 떨어지는 중인 엔데를 받아볼까요...

| 기준치: | 40/20/8 |
| 굴림: | 100 |
| 판정결과: | 대실패 |
| 기준치: | 99/49/19 |
| 굴림: | 3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제는 익숙한 낙법입니다. 턱, 소리와 함께 려웅은 엔데를 두 손으로 받아 사뿐히 안아 올립니다.
눈 내리는 도심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건물의 옥상, 단둘이네요……. 물론, 낭만적인 구석은 없습니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든 것 같긴 한데...



아마도?

현재 두 사람이 있는 곳은 굴지의 대기업, B사의 옥상입니다. A시의 중심지이자 가장 높은 곳으로, 도시의 상황을 파악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죠.
새벽 2시, 시야 아래로 새카만 밤의 어둠이 펼쳐지고, 그 위에 창백한 도심의 빛이 번집니다.

여기가 긴급 대피 구역입니다. 미처 피난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곳에 뭉쳐 있을 겁니다.








... ( 하지만 크리처려웅의 속도가 본인보다 빠를듯. )
( 납득하고 안김 )

(꼬옥 안은 채 난간으로 간다.)

아니 이번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뛰어내린다.)
외벽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길이 참 상쾌합니다.
카가각, 카가각, 하는 소리 끝에... 쿵.
무사 착지를 축하할 틈은 없습니다. 소리를 듣고 크리처가 몰려오기 전에 이동하는 게 좋겠습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럭키 려웅. 슥슥 쓰담 )

(얌전히 문 앞에서 엔데를 내려준다.)

J대학 병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대기실입니다.
다른 곳은 잠겨 있기도 하고, 불온한 소음이 들려오는 것도 같습니다.


병원 안으로 들어서면 익숙지 않은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누군가 숨어있진 않는지, 대피하지 못한 중환자가 있진 않은지 면밀히 살피며 나아가지만...
아직은 산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네요.

고통은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통각 수단이라고 했던가요. 인간이 아닌 려웅에겐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려웅에게 어울리는 몸이라면 임무가 더 효율적이었을지도요.
려웅이 아픔을 못 느끼는 게 아닌데도, 이 녀석 다소 생각이 짧군요.


하긴, 둘 다 그랬다면 함께 움직일 수 없었겠죠.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3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맞습니다. 죽어도 살아난다는 건 죽어도 죽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 모든 고통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겪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심장을 뚫리거나, 사지를 잃어보거나, 베이고, 찔리고...
그런 기억들이 머릿속을 스쳐가는 와중,
이질적인 것이 있습니다. 감기에 걸려 고생했던 기억.
... 그랬던 적이 있던가? 크리처인데?

병원의 소독약 냄새가 너무 짙은 모양입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 대기실에 도착했지만...
사람은커녕 옷자락 하나 없이 휑 비어있습니다.
... ...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네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1
대신...
누군가 챙기다가 흘린 것 같은 비상식량을 하나 획득합니다.
기능 : HP 1d3 회복




여긴 더 볼 게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 곳으로 갈까요.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A역입니다.
창문으로 가면... 음! 막힘없이 갈 수 있겠군요...


멀지 않은 곳에서 크리처의 기척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들이 눈치채기 전에 벗어나면 문제 없죠.
아직 추격자가 없을 때, 잽싸게 역 내부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내려갑니다.





음... 려웅만큼 귀엽지는 않겠지만...

시력 보조 기구를 말한 겁니다.

시력에 문제가 있으십니까? ( 심 각 ... )

그리고 엔데 얼굴은 삼색이며 검은색 눈이니까, 귀엽습니다.

우선 기구에 대해 말하자면, 별 거 없습니다. 평범합니다. 려웅과 크게 다르지 않죠... 저는 시력이 별로 좋지 못해서요. 남들보다 조금 더 잘 보이게 할 뿐입니다.
그러니 려웅의 지금 시력과 비슷할 겁니다.
...
지하철 타보셨습니까? ( 말 돌린다. 그리고 크리처인 려웅은 지하철 타본 적이 없다 )

왜 탑니까? 제가 지상으로 달리면 더 빠릅니다.

하지만 나란히 앉아서 갈 수 있습니다. 안전 구역 내라면 어디든요.

제가 웅하철 해주겠습니다.

그럼 지하철이 갈 수 있는 곳보다 더 멀리 데려다 주시겠습니까?

대신 다른 사람한텐 비밀입니다.


(고개 기울였다가.) 딱히 떠오르는 곳은 없습니다. '집'이란 곳에 가고 싶긴 합니다.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3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연구실에서 태어난 려웅에겐 물론 집이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엔데와 함께 쓰는 숙소 정도일까요?
그러나 어쩐지...
집에 대한 이미지가 명확하게 떠오릅니다.
맨발로 걸으면 느껴지는 싱그러운 풀들,
창을 열면 느껴지는 부드러운 바람,
해가 지면 하나씩 나타나 온세상을 눈부시게 밝히는 별, 은하수.
... 그런 집 같은 거, 물론 가져 본 적 없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선명하게 생각날까요?

내집마련을 하고 싶으시군요... 나중에 한 채 지어드리겠습니다.
저를 려웅 옆에 보낸 사람에게는 몰래요.

두 사람은 역 안쪽으로 충분히 깊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이번에도 비어있습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5 |
| 판정결과: | 실패 |
낌새가 이상합니다.
동물적인 예감을 발휘해 성큼 물러섬과 동시에, 려웅이 딛고 있던 바닥이 내리쳐오는 원뿔에 의해 반파됩니다.
두 사람은 날렵하게 몸을 굴려 피했으나, 그곳에는…….
운이 나빴네요. 어느새 려웅과 엔데를 포위한 크리쳐들이 몸을 둥글게 말며 뾰족한 돌기를 세웁니다.
얼핏 보면 아름다운 금속 모형처럼 보이는 이 크리쳐는, 분명 금속형 크리쳐입니다.

한 구역에서 조우하는 크리쳐의 수는 6D6으로 정합니다. 순서는 탐사자-KPC-크리쳐로 진행합니다. 약식 룰이므로 반격 및 회피는 없습니다.
탐사자와 KPC: '사격'을 판정하며, 성공시 4D6을 굴려 '한 번에 몇 마리를 처리했는지'를 결정합니다. 판정 실패는 공격 실패로 취급되며, 재판정 없이 다음 순서로 넘어갑니다.
크리쳐: 전투 턴에서 순서가 올 때까지 절반 이상 남아있을 경우 탐사자에게 1D3의 피해를 줍니다. 생존 크리쳐의 수가 과반수 이하일 경우 도망을 시도합니다. 이 경우, 탐사자가 추격한다면 민첩 대항입니다. (조무래기 크리쳐의 민첩은 30)
공격 판정 > 무기에 들어간 대 크리처 살상탄을 굴려주시면 됩니다!
조우한 크리처의 수는... 16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89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13 |
견제하듯 쏘아낸 탄환을 일제히 피하는 크리처들의 모습...
반짝반짝 아름답습니다. 딱히 감상을 할 상황은 아니지만요.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6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12 |
그러나 려웅의 탄을 피한 곳에서, 크리처들은 또다른 탄환을 맞고 부스러집니다.
함께 한 시간을 허투루 보낸 것도 아닌데 이 정도 합을 맞추는 것은 쉽죠.

쫓을까요?! (강제아님)



쫒을까요?





미리 기억해둔 지도의 경로를 따라가자, 눈앞에 학교가 보입니다.
C고등학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강당입니다.
잠기지 않은 정문 너머, 운동장은 티 하나 없이 새하얀 눈이 이불처럼 덮여있습니다.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두툼한 군화 아래로 발자국이 새겨집니다.


엔데, 춥습니까?

려웅은요? ( 빤 ... )


( 그리고 어정쩡하게 굳어있다 ... ) 려웅...





전 엔데보다 강합니다. (폴짝, 철봉 위에 올라서서 내려다본다.)

( 엣취... 추워 파트라슈... 오들오들 )



...제 마음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이런 경우에 하는 말을 압니다.
바람둥이.






아프지 마세요.



그렇다고 해도 임무 효율이 떨어지진 않겠죠?




사람 자국과 발자국을 남기며 운동장을 가로지릅니다.
현관에서 강당으로 향하는 동안, 익숙한 고요가 두 사람을 반깁니다.

이것저것 배우고 친구도 사귀면서요.

재밌습니까?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2 |
| 판정결과: | 실패 |
공부가 재밌을 리가 없잖습니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니 생각조차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몸에 새겨져 있다고요?



많은 또래와 함께 지내고, 같은 목표를 가지고, 위험없이 뛰어다니는 것.

네, 즐겁습니다. 실은 마지막이 가장 즐거운 부분인 것 같긴 하지만...

저보다는 더 많은 사람과 지내는 게 낫지 않습니까?

려웅과는... 같이 있을 때 물론 즐겁긴 하지만,
같이 있지 않을 때 허전합니다. 그래서 이대로가 좋습니다.
혹시 저한테 질리셨습니까?

운신이 어려워진다면, 후방으로 빼줄 겁니다. 아마도. 그렇죠?

저 없으면 누가 려웅을 죽였다 살렸다 합니까? ( 농담 )

...그래도 엔데가 싫다면, 앞으로도 제 옆에서 떨어지지 마십시오.

두 사람의 앞에서 강당 문이 열립니다.
예상했겠지만,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휑한 어둠만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1
비삭식량을 하나 더! 획득합니다.


이상하군요. 긴급 대피 구역이라면 크리처가 진입하기 어려우면서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곳으로 지정했을 텐데.


그들에게는 그 정도의 지능이 없으니까요. 그들을 이끄는... 음, 우두머리 개체라도 있지 않는 한...



| 기준치: | 30/15/6 |
| 굴림: | 96 |
| 판정결과: | 대실패 |

뭐라고 하셨습니까?

의아해하는 찰나, 웅웅거리는 듯한 미약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크리처가 보내는 신호일지도, 생존자가 보내는 도움 요청일지도, 알 수 있는 건 없습니다.
확실한 건,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이겠죠.



저는 아무것도 모르겠어서.



두 사람은 강당 밖으로 나섭니다. 그러고도 소리를 따라가길 한참,
도착한 곳은 빈 공터입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신호는 뚝 끊깁니다.


그때,

어라...
저 멀쑥하게 큰 키...
알록달록한 천...

어쩐지 익숙한 녀석이 저 너머에서 걸어나옵니다.


예? 저 말입니까?
아니, 당신께서는 ( 어쩐지 존칭 ) 총도 군장도 없으시잖습니까?

위험합니다, 려웅. 이쪽으로 오십쇼.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4 |
| 판정결과: | 실패 |
(어리?둥절?)
이게 뭐지? 엔데가... 둘?

둘 중 하나는 크리처라도 된단 말일까요? 아아, 골아프고 눈아프다.








그런데 저 엔데가 가짜같습니다.
이게 안 심각합니까? 어떻게 그럴 수가.

도플갱어를 만나면 죽으니까요.
아아... 단어 사이사이에 지...성?이 느껴져.

너 엔데가 아니구나. 그리 짐작한 찰나,
엔데의 형태를 가지고 있던 크리처의 얼굴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길쭉한 팔을 휘두릅니다.
퍽!
그 타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맞은 엔데가 반쯤 날아갑니다.

그리고 려웅이 채 반격하기도 전에, 크리처가 바짝 다가옵니다.
어째서인지 공격하지 않으며, 흐물흐물 반쯤 녹은 입으로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우물거립니다.
천천히 팔(로 추정되는 것)을 뻗어 당신의 양어깨를 움켜쥡니다.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신호를 보냈다... 크리처의 몸이면 공격당할 테니까...
이런 미세한 소리를 눈치챘다는 건... 역시 네가 인간처럼 살고 있다는 크리처지? 계속, 계속 찾고 있었어...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두 사람 중 한쪽이 크리처라고... 도시 괴담처럼 돌았거든...
너도 크리처잖아... 부탁이 있다.


나도 사람처럼 살 수 있어... 응?
여태껏 단 한 번도, 크리쳐가 의사소통을 시도해온 적이 없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 기준치: | 88/44/17 |
| 굴림: | 4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엔데가 부상을 입었다. 특이 개체 생포 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물끄러미 바라본다.)
공교롭게도 그의 말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파열음과 함께, 크리쳐는 더 말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너덜너덜한 머리는 축 늘어지며 당신의 손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엎어집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바라클라바의 절반이 피에 젖은 엔데가 총구를 내립니다.





마땅히 제거되어야 할 대상을 제거했을 뿐인데, 어째서인지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조금 전까지 엔데가 넘어져 있던 바닥을 가리킵니다.
빼곡하게 타일로 채워져 있으나, 한 군데만 다른 칸과 재질이 다릅니다.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벙커의 문이 열립니다.
대피 구역이 전부 크리처에게 점령되어, 생존자들이 이곳에 숨어들어 있었네요.
이것으로 구출 성공, 임무 완료입니다.
두 사람에게 구해진 사람들이 계속해서 감사를 표합니다.
아, 정말 살았어요.
말로만 듣던 분들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우린 안전해!
아아, 신이시여…….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생존자들은 바깥 공기를 마시며 얼싸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려웅과 엔데를 신기한 듯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인을 요청하거나, 심지어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핸드폰을 들이밀며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합니다.
물론 두 사람은 거절해야 합니다. 임무 중이고, 연예인도 아니니까요.
거절당한 사람들의 표정은 좋지 않습니다.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악에 물든 것 같아, 민망할 지경입니다.
덩달아 이쪽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표정 역시 최악이네요. 그래요, 벙커 안에만 있기 힘들었겠죠.
전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고통을 생각하니 려웅의 마음까지 덩달아 쓰라려 옵니다.

울컥,하고 혈액 덩어리를 뱉은 려웅은 그제야 '뾰족한 무언가'가 가슴을 관통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호흡이 어렵습니다. 아, 상급 크리쳐의 숨이 붙어있었군요.
간신히 고개를 돌린 려웅은 원망스러운 듯 당신을 바라보는 크리처의 형형한 두 눈과 마주합니다.


뒤늦게 엔데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탄환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만... ...
아무래도 늦은 것 같습니다. 불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려웅의 의식이 멀어집니다.
그래도 생존자들을 구출한 후에 죽어서 다행이에요. 임무의 절반은 성공했으니, 아주 잠깐 쉬는 것 정도는 용서해주겠죠.
풀린 눈으로 쓰러지는 려웅을 엔데가 받아냅니다.
당신은 눈을 뜹니다.
폐부에서부터…. 이런, 이제는 이 상황도 지겨울 정도네요.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려 해봐도, 찌릿한 통증에 힘을 잃고 도로 누워버립니다.
가슴 부근이 숨을 쉴 때마다 칼로 살을 저미는 것처럼 고통스럽습니다.
이건……. 이상합니다.
소생 후의 컨디션은 최고조여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이건 마치... 소생했음에도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 같은데요.

| 기준치: | 88/44/17 |
| 굴림: | 4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이런 적은 없었는데. 눈 가늘게 뜨고 하늘을 바라본다. 보이는 게 하늘일지는 모르겠지만.)
보이는 것은... 아아, 낯선 천장이다.
려웅이 모르는 사람의 방입니다. 머리맡에는 귀여운 곰인형이 놓여 있고...
어두컴컴한 창문 너머로 푸른 조명이 넘어오는 것을 보니, 여전히 A시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죽은 려웅을 아무데나 둘 수 없어 적당한 민가 안으로 데리고 들여왔겠죠.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하나의 인기척만이 거실 방향에서 느껴집니다. 아마 엔데겠죠?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4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엔데의 움직임이 낯섭니다. 평소보다 조금 더 굼뜨고 불편해 보입니다.

안 잤습니까?





3일 동안 주무셨습니다.







혼자 다녀와도 되는 임무면 저 혼자 가겠습니다. (안색이 조금 밝아진다. 엔데는 쉬세요.)

시간이 좀 촉박한데 정말 괜찮으십니까?




일부러 죽으시면 안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도박을 하고 싶진 않으니까요.


( 짐 챙겨서 문 근처에 앉고... ) 그럼 브리핑할까요.


상부에서는 A시를 포기하기로 결정하고, 안전지대로 크리처가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A시를 통째로 폭파하기로 했습니다.
폭탄이 실린 헬기는 이미 오고 있고, 저희는 조속히 빠져나오라는 전언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기상 악화로 본부와의 통신은 끊어졌고, 폭격 지연 요청도 어려울 것 같아서...
구출 후 퇴각까지 고려하면 빠듯합니다. 밖은 크리처로 가득하고요.




인제 와서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웃기지만요.



조용히 현관을 나오자마자 크리처의 기척이 느껴집니다.
목적지는 X 제약회사입니다만, 가는 길이 순탄치 않을 것 같습니다.

은밀행동이나 행운 판정으로 스킵할 수 있도록 하겟습니다아
주택가.
어떻게 집안이 조용했나 싶을 정도로 골목골목이 크리처로 가득합니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9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20/10/4 |
| 굴림: | 94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95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9 |
(총을 한 번 내려다봤다가, 툭툭 친다. 역시 저저번의 죽음 때 총에서 피를 닦아내지 않은 게 문제인가. 다시 한 번 살상탄을 쏜다.)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17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13 |
굉음과 함께 탄환이 무리의 중심으로 파고듭니다.
려웅이 두 번째 방아쇠를 당기자 발사된 탄환이 쪼개지며 각기 다른 일직선의 방향으로 향합니다.
탄환은 크리처 13체의 핵을 동시에 꿰뚫고, 단숨에 사살당한 크리쳐들은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무너져내립니다.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6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17 |
그리고 남은 것을 엔데가 처리합니다.


뒷골목.
점차 높은 건물들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어둑한 뒷길을 따라 달립니다.
난간을 타고 옥상을 뛰어넘어도 사방에서 크리처들이 몰려옵니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서로의 손을 잡고, 뒤처지면 당기고 위험할 땐 막아주며
어떻게든 난전을 빠져나옵니다.
도시.
하늘에 닿을 듯한 고층건물이 가득 솟아 있습니다.
어디나 크리처로 가득한 탓에, X 제약회사로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4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20/10/4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대실패 |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1 |
| 판정결과: | 대성공 |
| 피해: | 15 |
복잡한 수식 계산에 걸리는 시간은 단 0.01초.
려웅은 세차게 바닥을 걷어차며 공격을 피해 뛰어오릅니다.
거꾸로 시야가 뒤집힌 상태로, 계산된 궤도에 탄환을 박아넣은 뒤 또다시 찰칵.
탄환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으므로 찾아오는 것은 적의 죽음뿐입니다.


신호가 나오는 곳은 X 제약의 지하입니다.
1층까지는 어떻게 진입했지만, 지하로 가는 길은 자동 개폐 시스템으로 막혀있습니다.



...예.
(바로 따줄 줄 알았는데. 시무룩하게 경비실로 간다.)



저도 못하는 거 많습니다. ( 경비실에 들어가서 두리번... )
그리 어렵게 숨겨져 있진 않을 것 같은데...

경비실에는 수많은 스위치가 달린 벽과...
책상 위의 컴퓨터, 그 안에서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는 수십 개의 감시카메라 화면이 있습니다.
회사 외부 곳곳에 있는 감시카메라는 사람이 없는 지금까지도 작동 중이지만, 내부의 카메라는 대부분이 작동되지 않습니다.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8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저를 기준으로 하면 안됩니다. 저는 세상에 하나 뿐이니까요.

문득, 카메라에 비친 익숙한 장소를 발견합니다.

주차장 너머로 작게 보이는 곳은 분명 3일 전 려웅이 죽은 곳입니다.
익숙한 장소를 비추는 영상의 확대가 가능합니다.


두어 번 클릭하자, 그 영상이 촬영된 날짜와 시간대를 전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망 직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는 설명받지 못했었죠. 3일 전 날짜를 입력한 뒤 확인해볼까요?


사방에서 안타까운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쓰러지는 려웅의 몸을 받아낸 엔데가 군화 굽으로 쓰러져있던 상급 크리쳐의 핵을 터뜨립니다.

끊어질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린 엔데가 려웅의 눈을 감겨주고 시체를 바닥에 눕힙니다.

이변은 잠시 후에 발생합니다.
분명 죽었을 터인 려웅의 몸이 두어 번 움찔거립니다.
엔데가 생존자들의 신원을 체크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
늘어져 있던 시신이 비척비척 일어섭니다.
끈에 매달린 인형처럼 흔들거리는 려웅을 발견한 생존자 하나가 의문을 표합니다.
이상한 기미에 고개를 돌린 엔데의 목소리가 경악에 물듭니다.

시민들이 웅성거립니다
"이상하네요, 방금 목숨이 끊어진 게 아니었나요?"
"어떻게 되살아날 수 있는 거지?"
그때,
려웅이 팽팽하게 웅크리고 있던 몸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그들의 틈에 파고듭니다.
완전히 방심했던 엔데는 려웅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기에, 방어하지 못하고 려웅에게 걷어차입니다.
우득,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엔데는 마른 땅바닥을 뒹굽니다.
려웅은 엔데에겐 눈길도 주지 않고 이를 세워 시민을 공격하지만,
몇 초 뒤 달려든 엔데에 의해 저지됩니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울리고, 내동댕이치고, 엉겨 붙어 목을 조르고, 끔찍한 파열음이 들리는…….
그 모습은 완전히 아수라장이었습니다.

| 기준치: | 88/44/17 |
| 굴림: | 6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1 감소
영상 내용을 확인하고 바로 종료한 것은... 엔데입니다.
정작 중요한 부분은 다 봤지만요.


임무 끝나고 말합시다. 지금은 시간이 별로 없잖습니까.

두고 가세요.

그건 안 됩니다. ( 그새 찾아낸 개폐 버튼을 누른다 )


닫혀있던 문이 열리고, 신호의 출처가 특정됩니다. 지하 4층 제약연구실입니다.


지하로 내려가기 시작한 뒤의 길은 어렵지 않습니다.
계단을 따라 아래로, 아래로...
제약연구실의 문을 열면 황량한 내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 남자가 테이블 위에 엎어져있습니다. 대부분이 정리된 지금 볼 수 있는 건 많지 않네요.


새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는 4~50대로 보입니다만,
몇 시간 전에 이미 숨이 끊어진 것 같습니다. 손에 들린 핸드폰에는 구조신호를 보냈던 흔적이 있습니다.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주머니에서 열쇠를 발견합니다.
핸드폰에도 무언가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구조신호를 보낸 시각은 엔데의 무전기에 신호가 도달한 시각과 일치합니다.
그리고... 무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 ] 를 입수합니다.

연구 일지를 정리한 종이가 늘어져 있습니다.
연구 일지를 다 읽는다면, 려웅은 생각해냅니다.
자신이 이전,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는 것을요.
당신의 강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AOC에서도 당신의 공로를 인정해 특별한 포상 휴가를 지급했죠.
포상 휴가를 떠나기 전날, 상부에서는 당신을 호출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AOC의 건물 꼭대기까지 도달했던 것이 당신의 마지막 기억입니다.
당신은 C.V의 첫 실험체입니다.
이전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나날,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날이나,
지하철에서 창밖을 바라본 일,
드넓은 초원에 누워 별로 가득한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던 일,
려웅은 전부 기억해냅니다.
자신의 손을 내려다봅니다. 당신은 이제 괴물이 아닙니다.

| 기준치: | 87/43/17 |
| 굴림: | 3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성 1 감소

(내가 사람이 되었으면, 엔데 역할은 어떻게 되는거지?)





빼곡한 서랍에는 다양한 연구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그중 한 칸만 잠겨있는데... 아마 방금의 열쇠가 맞을 것 같습니다.

서랍 안에서 편지 꾸러미를 발견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두 장의 편지입니다.
편지는 서로 다른 글씨체로, 두 번째 편지는 반쯤 구겨져 있습니다.
작성자가 보내지 못하고 보관한 것 같네요. 날짜는 1년 반 전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굳이 이메일이 아닌 손편지로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했더니, 이건 명백한 밀서였습니다.
... 뭔가 이상합니다.
시 전체를 폭파하겠다는 극단적인 선택,
여태껏 안전지대는 유지되며 한 번도 시 전체가 점령된 적은 없었습니다.
시내에 지나치게 많은 크리쳐들.
당신에게 살려달라고 말하던 상급 크리쳐.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1 |
| 판정결과: | 실패 |
도시에 C.V가 누출되었고, 그로 인해 A시의 시민들이 크리쳐로 변해버린 게 아닐까요?

| 기준치: | 86/43/17 |
| 굴림: | 6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성 1 감소

그리고 려웅은 한가지를 더 깨닫습니다.
C.V에 노출된 사람은 크리쳐가 됩니다.
정확한 기간은 짐작할 수 없지만...
엔데는 최소 3일 이상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대강 보기에도, 깨어나자마자 보았을 때보다 상태가 나아 보입니다.

괜찮습니까?
아니, 컨디션이 좋다 못해 상기되어 보입니다.

변화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쪽은, 몸의 주인인 엔데일 게 뻔합니다.
당신의 다음으로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엔데는 어차피 언젠가 당신처럼 크리처로 개조당할 예정이었겠죠.
단순히 그 시기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당겨진 것 뿐이고요.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성 1 감소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0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성 1 감소
... ...
어둑한 눈구멍으로도 려웅은 늘 엔데와 눈을 맞추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니 알 수 있습니다.
어느 순간, 엔데의 눈에서 빛이 꺼졌다는 것을요.

엔데에게 일시적 광기가 찾아옵니다.
| 전투광 :: 눈앞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 좋으니 물어뜯고 찢어버리고 싶습니다. 주변에 전투 기능치 판정에는 보너스 다이스가 지급되지만, 그 외의 모든 판정에 패널티 다이스가 하나 지급됩니다. |
| 이 광기는 1라운드 동안 지속됩니다. |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려웅이 느리고 무거운 몸에 채 적응하기도 전에,
엔데가 려웅의 복부를 걷어찹니다.
대응할 틈도 없이 엔데에게 휘둘려 벽에 머리를 박고 바닥으로 미끄러집니다.
다시 한번 허공으로 들어올려진 려웅의 눈에,
아무런 감정도 없이 당신을 내려다보며 목을 조르는 엔데의 눈이...
그림자 속에 언뜻 비쳤습니다.
HP 1 감소


이내, 엔데는 당신은 내동댕이칩니다.
강한 충격과 함께 당신의 시야와 보이는 모든 것들이 흔들립니다.
머릿속 내내 이명이 들리며 코에서부터 혈액이 흘러내립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고 다시 엔데의 모습을 눈으로 좇으면...
시야가 온통 알록달록합니다.
정신없는 와중에 붙잡은 건지, 몸에 깔려 흘러내린 건지,
그가 늘 두르고 다니던 너덜한 천만 려웅을 끌어안고 있고...
정작 그 주인은 보이지 않습니다.

위에서부터 쿵, 쿵, 쿵, 하고 규칙적으로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손에 잡히는 것과 벽을 전부 파괴하고 부수고 있군요.
그를 따라간다면...
따라가서 무엇을 하고 싶나요?

후들거리는 다리는 옥상으로 향하는 도중 몇 번이고 풀려버립니다.
멈출 기미가 없는 코피를 닦아내며 그제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인간의 몸은 너무 유약하고, 부드러우며, 한 번뿐인 삶은 부족하다는 사실을요.
벽과 계단은 강한 힘을 싣고 내리친 주먹과 발길질로 움푹 팬 채 부스러기를 흘리고 있습니다.
위로, 위로, 더 위로.
크리처의 빠른 발을 따라잡지 못한 려웅은 한참 뒤에서야 옥상에 도착합니다.
잠겨있던 옥상의 철문은 억지로 열린 것인지, 단순히 그 너머로 가겠다는 의지 하나에 의해 흉한 형태로 휘어져 있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너덜너덜한 문짝을 걷어내면,
엔데가 있습니다.
그는 불완전했던 정신을 어느 정도 추슬렀는지, 시선을 건물 아래의 야경에 꽂은 채 눈을 떼지 못합니다.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눈이 쏟아지고, 하늘은 새카맣지만,
여전히 새파랗게 밝은 건물의 빛을 등지고 선 엔데의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려웅이 크리처가 된 것을 알고 나서,
명령에 따르며 려웅을 몇 번이나 죽였습니다.
그러니 려웅의 처분도 달게 받아들일 겁니다.


안 됩니다. 가까이 오지 마십쇼...



오십시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4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7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1 |
| 판정결과: | 실패 |
쿵! 하는 굉음과 함께 그가 순식간에 쇄도합니다.
몸을 틀며 가방으로 그를 후려치자, 대충 쑤셔넣었던 물건 몇 개가 튀어나와 그의 시야를 잠시 가렸습니다.
HP -3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1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4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8 |
| 판정결과: | 실패 |
HP -4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행깎^^ 으로 성공입니다 -신


| 기준치: | 90/45/18 |
| 굴림: | 91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90/45/18 |
| 굴림: | 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엔데의 손목을 꽉 잡고, 주문을 완성한다. 아직 못 한 이야기가 많으니. 천을 어깨에 둘러주며.) 이번엔 제가 지켜주겠습니다.
4
엔데가 천천히 눈을 감으며, 려웅의 어깨에 얼굴을 묻습니다.











아무 생각 안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이지 못해서요.

전 생각이 많아서 엔데 못 죽입니다. 그러니까 그것도 차고 있는 의미가 없습니다.
...휴가를 받았었어요. 열심히 일한 만큼, 긴 휴가입니다. (목줄을 툭 풀어준다.) 집에 같이 갑니까?



나름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서로를 지켜줄 필요가 없는 생활을 할 겁니다. 평화롭게 지내는 게 가장 즐겁다고 했잖아요.

하늘을 올려다본 엔데가 려웅을 안아듭니다.
그 상태로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움직임은 려웅과 함께 지내며 보고 배운 듯 굉장히 닮아 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때리고,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합니다.
야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푸른 빛이 일직선을 그립니다.
내리던 눈이 멎으면, 도시를 잠식한 어둠이 걷혀갑니다.
밝아오는 새벽하늘 너머로 다가오는 헬기가 보입니다.
가볍게 바닥에 착지한 두 사람의 천자락과 머리카락이 허공에 감겼다 내려앉습니다.
목줄이 풀린 뒤 처음으로 깊게 삼킨 겨울 도시의 공기가 폐를 콕콕 찌릅니다.
너덜너덜해진 군복을 한 번 고치고, 엔데의 얼굴을 돌아보면......
빛이 돌아온 눈동자에 고스란히 당신이 담깁니다.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가 생긴 서로를 눈에 담고,
앞으로, 또 앞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