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도 명령인가요? 하아... 귀찮게... "
회빛이 섞인 갈색의 곱슬머리카락에 탁한 붉은 눈을 가진 소년. 결이 좋은 곱슬머리는 목을 덮을 정도로 길게 자랐으나 별로 손질을 하지 않은 듯 여기저기 뻗혀있다. 손질을 해도 별로 달라지는 건 없는 모양. 우울해 보이는 표정은 많이 사라졌으나 여전히 의욕없고 맥빠지는 표정을 하고 있다. 날카로운 인상이 더해져 처음보는 이들은 화가 났다고 간혹 오해하기도 한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큰 키에, 다부진 체격 탓에 더욱 키가 커 보인다. 늘 입고 다니던 겉옷은 벗고 제복만을 착용한 상태. 기사단 내의 방침 때문인 듯 하지만 추위를 타던 체질이 많이 완화된 모양인지 본인도 별로 불만은 없는 거 같다. 허리춤에 달린 띠에 바스타드 소드와 권총을 각각 한 자루씩 매달고 있다. 가이드의 상징인 검은 백합 문양은 어릴 때와 마찬가지로 등 한가운데에 크게 자리하고 있다.
- 의욕없고 무기력한 것은 여전하다. 오히려 커가면서 좀 더 반항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명령이라면 무엇이라도 따르지만 귀찮다고 여기는 일에는 싫은 티를 여실히 드러낸다. 그럼에도 명령에 불복종하는 일은 없으니 다행. 아마 그 후에 일어날 일까지 생각해서 그쪽을 더 귀찮다고 여기는 거 같다.
- 좋아하는 것에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흥미를 보이는 일이 늘었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게 익숙해진것은 기뻐할 일이지만... 그만큼 화내거나 짜증내는 일도 늘어 재앙의 주둥아리와 함께 분쟁의 중심에 있는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다. 여전히 본인에겐 악의가 없다는 것이 문제. 이런 모습은 몇년이 지났어도 어린 티를 벗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은 많이 향상된 편. 그러나 선천적인 성격탓인지 매사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은 어쩔 도리가 없다. 자신의 수용치를 벗어난 과한 호의에 거부감을 느끼며 허물없고 시끄러운 사람들을 어려워하는 모습은 여전하다. 정확히 말하면 굉장히 귀찮아한다. 여전히 친구라는 관계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 호불호가 뚜렷하며 이를 여과없이 드러낸다. 돌려말하지 못하는 성격. 특히 호에 대한 감정은 무생물 뿐만이 아닌 살아있는 생물, 인간에게도 포함된다. 몇 안 되는, 그러나 확실하게 자신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확실한 애정을 보이며 다른 이들과 분명한 차별대우를 한다.
- 순응적이고 어떠한 욕심도 크게 보이진 않지만 고집이 세서 한 번 원하는 것이 생기면 거의 반드시 이루어낸다. 애초에 원하는 게 생긴다는 사실이 매우 드물지만 뭐 어떠한가?
- 겁도 없고 거리낌도 없다.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일도 아무렇지 않게 해내며 딱히 무서워하는 것도 없는 모양. 마냥 좋은 성격만은 아닌 게 이로 인해 위험한 일이 생겨도 '아 뭐... 죽으면 되죠' 하며 넘기는 식. 위기의식이 부족한 걸 수도 있다. 정작 아프거나 눈 앞의 위기가 극명하게 보이는 행동들은 싫어한다.
- 자각하지 못하는 독설을 한다. 본인은 그저 생각나는대로 악의없이 내뱉을 뿐이라고 하나 너무하다 싶은 말이 대부분. 조금은 "아 이런 말 하면 안 되나" 싶은 것도 있지만 굳이 말을 바꿀 필요를 못 느끼는 거 같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굳이 상처를 주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며 윤리와 도덕적인 면에서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 5년 사이에 부쩍 성장해버렸다. 당연히 그 반동으로 매일 무릎이 아파 고생한다. 그러나 커진 것은 눈에 보이는 외형뿐, 아직도 어릴 때의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했다.
- 1월 10일생. 추위를 심하게 타는 체질이 완화된 덕인지 이전보다 겨울을 훨씬 더 좋아하게 되었다. 눈이 내리는 날 창문을 내다보면 제 키만한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라플레타에 있는 가족들과는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형이 가업을 물려받아서 부모님을 돕고 있다는 소식에 이젠 진짜 기사단 말고는 벌어 먹을 곳이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 살아가면서 어떠한 목적의식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어릴 때는 크면 생기겠지, 설마 안 생기겠어? 싶었으나 그것이 현실이 되었다. 에스터로 태어났기에 라플레타의 소학교에 들어갔고, 그대로 기사단에 입단했다. 이것에 어떠한 의문도 가지지 않고 다른 목적도 찾지 않으며 위에서 내려오는 명령을 거의 절대적이라고 믿고 따르고 있다.
- 여전히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긴 하나 어릴 때에 비해서는 좀 더 이성적인 판단 뒤에 행동하게 되었다. 주변의 누군가로부터 영향을 크게 받은 듯 하다.
- 운이 좋다. 본인은 잘 모르고 오히려 그 반대로 생각하지만 일단은 에스터로서 라플레타에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행운이다. 그 외에도 길을 걷다가 동전을 줍는다던가 잠깐 멈춰섰더니 바로 앞에 새똥이 떨어진다던가 하는 식으로 굉장히 운이 따라주고 있다.
- 매운 음식을 유독 좋아하게 되었다. 강한 향신료의 자극적인 맛이 신기해서 라고 한다. 물론 여전히 단 것도, 쓴 것도, 짠 것도 다 좋아한다. 맛있는 음식은 먹는 것도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 힘없고 늘어지던 말투가 좀 더 단호해졌다. 또한 자신을 지칭하는 호칭이 "저"에서 "나"로 바뀌며 몇몇 이들을 제외하고는 반말을 사용한다.